제 주변에 지자체 지적직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지인들이 몇몇 있는데요. 오늘은 이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9급 지적직 공무원에 대한 모든 정보를 A부터 Z까지 모두 포스팅해보겠습니다^^
목차
극 소수직렬에 속하는 지적직
지적직 공무원은 공무원 조직 내에서 극 소수직렬에 속합니다. 일단 중앙부처(국가직)은 지적직 공무원을 선발하지 않으며, 지자체(지방직)에서만 지적직 공무원을 선발하는데 그 수가 상당히 적습니다. 그래서 지자체 내에서도 인구가 많은 시청이나 광역자치단체가 아니면 별도의 ‘지적과’는 편성하지 않으며 대부분 ‘민원과’ 내에 ‘팀’ 단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민원과 내 지적 관련 팀을 두는 이유는 업무 자체가 국민의 재산권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세히는 지적직 업무 대부분이 토지관계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토지소유자, 측량업체와 긴밀하게 관계되어 있습니다. 즉, 지적직 공무원의 행정행위는 토지 등 국민에 대한 재산권과 관련있으며, 이에 민원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으므로 거의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민원과 내에 지적직 공무원을 배치합니다.
시설직으로 통합
지자체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여러 소수직렬을 하나로 묶어서 ‘시설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9급 지적직 시험에 합격하여 일하게 되면 ‘9급 지적서기보’가 아니라 ‘9급 시설서기보’로 일하게 되는 것입니다. 시설직이라는 어감이 좀 안좋게 들릴수도 있지만 여기에는 토목직, 건축직 등 다른 기술직렬을 함께 포함하고 있습니다. 직제명에만 차이가 있을 뿐 실제 업무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으므로 참고만 하시면 되겠습니다.
지적직 업무와 분위기
지적직 업무 자체가 그렇게 어려운 편은 아닙니다. 지적시스템이 상당히 고도화 되어있고 측량기술이 상당히 발전해서 오차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관련 악성민원도 거의 없으며 지적과 관련한 사업도 없기에 업무량도 많지 않은 것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소수직렬만이 갖는 업무적 특성이 있는데요. 바로 사람을 잘못 만나면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완전 성향이 다른 사람이 있으면 인사이동 없이 퇴직할 때까지 한 공간에서 함께 해야하는 곳이 바로 공무원 소수직렬입니다. 싸워도 계속 봐야하고 미워도 계속 봐야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서로 둥글둥글 잘 지내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죠.
덧붙여 몇몇 인터넷 글들을 보니 지적직 공무원이 직접 측량하러 나가야 해서 출장이 잦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 된 정보로 지적직 공무원은 지적과 관련한 행정업무를 처리하지 직접 측량을 하지는 않습니다. 필요시 측량은 지역 내 측량업체나 국토정보공사에 위탁하여 진행합니다.
재시험을 보는 직원이 많음
지적직의 경우 보통 광역지자체 단위로 선발해서 기초지자체로 발령이 나는 구조다 보니 본인이 원하는 지역으로 가지 못해서 생기는 스트레스가 상당합니다. 예컨데 강원도 원주시청 근무를 생각했는데 철월군청으로 발령이 나는 경우가 상당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들어온지 얼마 안되는 신규직원들은 재시험을 많이 봅니다. 행정직과 달리 지적직은 소수직렬이라 다른 지역으로 전출이 쉽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지적직 공무원의 승진은?
지자체에 지적과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가 지적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이거나 현직 공무원이신데 어디까지 승진할 수 있는지 궁금하시다면 희망지자체나 소속지자체의 조직도를 확인해보시면 됩니다. 지적직 공무원으로 구성된 ‘지적과’가 있는 지자체도 있으며, 민원과 등에서 팀으로 운영하고 있는 지자체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적과가 있는 지자체의 지적직 공무원은 4급(서기관, 광역지자체 과장), 5급 사무관(기초지자체 과장)까지 승진할 기회가 있는 반면, 팀제로 운영하는 지자체의 경우 가장 많이 올라갈 수 있는 자리는 5급 사무관(광역지자체 팀장), 6급(기초지자체 팀장)이 끝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시 지적직 7급
타 지자체와 달리 서울시의 경우 7급 공채로 지적직을 선발하고 있는데, 합격하게 되면 서울시청 도시공간본부 내 토지관리과에서 근무하게 됩니다. 서울시는 특별시로 과장 직급이 4급이기 때문에 서기관까지 승진이 가능하며 7급 출신이 아무래도 유리합니다.
소수직렬 승진은 관운이 좌우
사실 7급 출신인지 9급 출신인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적직의 경우 워낙 직원수가 없다보니 내 위로 윗선배가 몇명이나 있는지에 따라 승진의 시기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마치 군대에서의 풀린군번과 꼬인군번과 비슷한 개념인데요. 예를들어 제가 24년도에 입사했는데 윗선배가 다들 고참이고 퇴직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저는 금방금방 승진해서 팀장보직까지 금방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윗선배가 다들 나이가 어리고 창창하다면 승진적체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는 것이지요. 지자체마다 처한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저 관운에 맡겨야 합니다.
타 직렬과의 분위기는?
타직렬(특히 행정직)과 업무적으로 부딪힐 일은 거의 없습니다. 뭐 커뮤니티나 여타 게시글에서 행정직이 소수직렬 무시한다는 이야기도 많은데요. 사적인 문제로 트러블이 생길 수는 있으나 공적으로는 부딪힐 일은 없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서로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존중하는게 정상이지 서로 무시하진 않는 다는 것입니다.
특히 공무원 조직 자체가 워낙 좁고 업무가 단독이 아닌 부서간 협조 하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서로 잘 지내기 위한 성향을 상당히 많이 내포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갈라치기 글은 그냥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