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겪었던 공시생 우울증과 극복 방법(+해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경우 노력 대비 시험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케이스가 상당히 많은데요. 저도 10년 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우울증을 겪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공시생 우울증에 대해 이야기 하는 포스팅을 준비해봤습니다.

패기 넘쳤던 수험생 초기

저는 대학교 3학년이었던 2012년 8월부터 법원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는데, 이때는 공부에 대한 자신감도 넘쳐서 금방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실제로 학교에서 3년 이상 장수생으로 도서관에서 살고 있는 선배들을 보면서 속으로 한심하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리고 그해 10월 연습 삼아 치룬 해양경찰시험과 2013년 2월 제1회 경찰공채 필기에 합격하면서 자신감은 더욱 넘쳐나게 되었는데요. 이 자신감을 발판삼아 정말 열심히 공부했고, 이대로 순탄하게 법원 공무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그렇게 2013년 3월 법원직 공무원 시험을 치뤘는데, 이 때 처음으로 큰 좌절을 겪게 됩니다. 그때 저는 제가 스스로를 평가했을 때 최소 평균 75점 이상은 나올 것이고 여기서 운이 어느정도 받쳐준다면 80점 이상을 획득하며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 봤었습니다. 하지만 시험 결과 53점을 받으며 불합격하니 당황스럽더군요. 참고로 이 때 합격선은 80.5점이었습니다.

그래도 주변에서는 첫 시험이고 하니 한 번 더 도전하라고 많은 격려를 해주어서 다시 한번 시험에 도전하게 됩니다.

두 번째 불합격과 좌절

법원직 시험은 매년 3월에 한번씩 정기채용하므로 1년을 다시 준비해야 했습니다. 법원직 시험 과목은 헌법, 형법, 형사소송법, 민법, 민사소송법, 국어, 국사, 영어 총 8개 과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경찰시험이나 국가직 시험 중 법무직렬(검찰직, 교정직 등) 시험과 함께 치룰 수 있었지만, 제대로 준비되지 못했다는 우려와 불합격을 보는 것에 대한 공포감이 더해지면서 연습 삼아 보던 시험들도 아예 치루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14년 3월이 되었고 떨리는 마음으로 법원직 공채시험에 응하였습니다. 점수는 컴활1급 가산점 1점을 합산하여 평균 81.5점이 나왔고, 합격선이라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자축을 했습니다. 그리고 2주 뒤 나온 결과는 평균 합격선 82점으로 저는 0.5점 차이로 불합격 하게 됩니다.

결과를 보니 아무 생각도 들지 않더군요. 그냥 평소처럼 학교 도서관 열람실에 앉아서 멍하니 있다 보니 어머니에게 전화가 옵니다. 죄송한 마음에 하염 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내가 겪었던 공시생 우울증과 극복 방법(+해결) 1
<나에게 큰 좌절을 주었던 법원직 시험>

갈수록 심해지는 막연함

2014년 이번 해가 마지막 기회였고 저는 그 기회를 0.5점 차이로 놓쳤다는 좌절감에 빠졌습니다. 다시 1년만 더 준비하면 꿈에 그리던 법원직 공무원이 돼서 법원으로 출퇴근 할 수 있을 것이란 미련이 계속해서 남았습니다. 하지만 저희 집안 사정이 넉넉지 못하다 보니 더 이상 공부를 하기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주변의 권유로 울며 겨자먹기로 빠르게 국가직 9급 교정직과 지방직 9급 일반행정직 시험을 준비하였고 그해 모두 무난하게 합격하였습니다. 하지만 법원직 공무원을 꿈꿨던 저에게 교정직과 지방일반행정직은 도무지 성에 차지 않는 직업이었습니다. 집안사정을 봤을 봤을 땐 뭐라도 가야 할 판이지만, 제 마음은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이 현실에 화가 났습니다.

그렇게 찾아 온 우울증

이렇게 저의 수험생활은 끝이 나면서 제가 선망하던 준거집단에 들지 못했다는 좌절감에 패배의식이 싹트기 시작했고, 그렇게 저는 우울증을 겪게 됩니다. 제 의지와 상관없이 공부를 더 할 수 없는 이 상황을 원망하며 혼자 눈물을 흘리고 방황했습니다. 저의 우울증은 3월부터 시작해서 그해 여름까지 지속되었는데, 이렇게 살면 모두가 힘들어진단 생각에 정신을 차리고 취업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우울증 증상은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공시생 우울증을 다스리는 법

외로움을 다스리기

공시생 우울증 원인 중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외로움인데요. 저 같은 경우엔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 내내 우울증을 겪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이라서 공부할 때 이 부분을 항상 경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공부할 때는 철저하게 공부만 하고, 공부가 끝나고 나서는 친구들과 모임을 가지거나 취미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었던 저만의 방법은 도서관 열람실이나 학원에서 볼 수 있는 장수생을 보며 타산지석으로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외로움을 겪으며 시간을 낭비하면 나도 저들처럼 될 거라 마음을 다잡은 것이죠.

불필요한 친구 정리하기

수험생활을 하다보면 제 공부루틴을 망치는 주변사람들이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한 두 번은 괜찮은데 이게 여러번 반복 되면 분명 시험 결과에 안좋은 경향을 끼칠수밖에 없습니다. 시험에 떨어지면 저와 같은 우울증에 시달릴 수도 있으니 여러분은 꼭 시험에 집중해서 원하는 직렬의 공무원이 되길 기원합니다.

SNS 끊기

저는 53점을 받은 날 SNS를 모두 탈퇴했습니다. 그 때 당시 유행했던 SNS는 페이스북이었는데 주변에서 페이스북 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친구들이 여럿 있었죠. 그 친구들 모두 불합격하고 현재는 다른 일들을 하며 바삐 살고 있습니다.

요즘엔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플랫폼에서 시간을 뺏어 먹는 자극적인 컨텐츠가 많이 나오다보니 수험생은 특히 더 멀리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화려한 인플루언서들의 모습을 자신과 비교하면서 초라해지는 경우도 많으니 SNS는 자제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공시 생활 포기 후 우울증 해결법

공시생 우울증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마도 저와 같이 장수 끝에 시험을 포기하고 다른 취업의 길을 걷는 분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를 대비해서 공무원 시험과 함께 다른 취업루트를 하나 더 마련해 두는 것이 필요한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공공기관 공무직 채용시험도 함께 준비해보신 것을 추천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의 포스팅을 함께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공시 포기 후 취업할 수 있는 가장 괜찮은 방법은? | 직업에 미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