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법원직 공무원 승진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현실 후기, 조직)

저는 법학과를 나와서 법원에 대한 선망이 있었는데요. 아쉽게도 시험에 떨어져 다른 일을 하고 있죠. 그래서 오늘은 법원공무원으로 일하는 선배 형님들의 썰을 토대로 9급 법원직 공무원 승진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와 현실은 어떤지 포스팅해보겠습니다.

9급 법원직 합격하면 첫 발령지는 어디?

9급 법원직 시험에 합격하게 되면 신규 법원공무원 임용후보자 신분이 되며, 법원공무원교육원에서 8주간의 시규임용후보자과정을 수료 후 각급 법원에 투입되게 됩니다. 교육 마지막 주에 희망지역 신청을 받지만 그 지역으로 발령이 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시험성적, 교육원 성적에 따라 발령지에 대한 우선권이 주워지며, 성적이 우수해도 당해연도에 희망지역에 TO가 있어야 갈 수 있습니다.

위 조직도와 같이 대법원을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법원의 조직은 상당히 거대하고, 전국 각지에 지방법원과 지원이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즉, 법원직 공무원은 전국단위로 발령을 내기 때문에 어디로 인사가 날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대학교 선배 중 한 분은 연고지가 대전이었지만 생전 처음 살아보는 안산으로 발령받아서 안산지원 법원서기보(9급)로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임용후보자교육을 마치고 나면 법원행정처에서는 각 고등법원으로 신규발령을 내며, 고등법원은 다시 관할 법원으로 인사를 내게 됩니다. 즉, 9급 법원직 공무원으로 임용되면 지방법원 및 지원에서 첫 신규 공직자 생활을 시작합니다.

법원직 공무원의 구성

법원직 공무원 승진

법원 조직도 상 법원직 공무원은 1급 법원관리관까지 승진할 수 있는데요. 실제 9급 법원직 공무원 승진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요?

법원직 공무원 승진시험의 폐지

법원직 공무원의 경우 사무관을 달기 위해서는 승진시험을 봐야 했는데, 2025년도부터는 폐지가 된다고 합니다. 그간 승진시험 난이도가 행시급으로 어려워서 업무에 승진시험까지 준비하기가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게 폐지됨으로써 공무원 본업에 보다 더 집중 할 수 있게 됐다고 봅니다.

물론 공무원노조에서는 객관적인 방법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없애는 것이라 반대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공부머리와 일머리는 별개라 생각하며, 본업보다 승진시험을 중요시 하는 얌채같은 직원이 발생하는 현상을 없애기 위해서는 승진시험 폐지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실제 체감하는 승진 현실은?

법원직 공무원의 경우 5급 법원행정고시 출신이 있기는 하지만 1년에 선발하는 인원수가 20명 이하입니다. 이는 조직 내 1,100명 규모인 사무관 자리를 생각하면 그 수가 아주 작은 숫자죠. 3권분립원칙에 따라 정부(중앙부처)와 독립된 기관이기에 일반행정직 5급이 법원 사무관 자리를 침해할 걱정도 없습니다.

이러한 조직환경은 6급 법원 공무원이 5급 사무관으로 비교적 수월하게 승진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는데요. 6급에서 5급으로 승진하는 경쟁률은 약 1:4로 매년 6급 법원공무원의 20~25%가 5급으로 승진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9급 법원직 공무원 승진은 4급 이상 고위공무원까지 본인의 노력에 따라 충분히 가능하며, 이는 국가직 9급 행정공무원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9급 법원행정직 시험과목이 7급 국가직보다 많은 8개나 되므로 어떻게 보면 합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5개의 법학 전공과목을 공부한다는건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운이 좀 작용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첫 발령지가 어디인지에 따라 6급까지 승진하는 기간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법원공무원은 각 고등법원에서 인사를 담당하기 때문에 소속된 고등법원에서 인사적체가 있으면 6급까지 승진하는데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앞서 말씀드린 안산지원으로 발령받은 선배의 경우 2012년도에 9급으로 임용돼서 8급으로 승진하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법원직 공무원의 경우 6급까지 가는 기간은 길지만 그 이후 승진속도는 상당히 빠르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추억의 법원직

저는 대학생 때 법학을 전공했고 많은 선배들이 법원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자연스레 법원직 공무원이 되어서 법원에서 일하는 것을 꿈으로 갖게 되었었죠.

대학교 4학년 때 집안 형편이 어려워 문제집 하나 사는 것도 부담이 되었던 시절이라서 인강 하나 듣지 못하고 문제집과 기본서만 달달 외워서 시험을 치뤘는데요. 아쉽게도 1.5점 차이로 불합격 했습니다. 따스한 봄 날 대학교 독서실 옥상에서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뼈저리게 가난했던 저에게는 한 번이자 마지막 시험이었기 때문입니다. 마음 같아선 7급 행정직이나 법원직 시험을 다시 한번 준비하고 싶었지만 1년이라는 시간을 수험생으로 보내기에는 홀로 저를 뒷바라지 해주시는 어머니께 큰 부담이 되기에 결국 다른 진로로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법원직 공무원은 저에게 애증의 관계처럼 남았는데, 11년이 지난 지금도 법원 건물만 봐도 마음이 설렙니다. 만약 13년도에 시험에 합격해서 법원공무원이 되었다면 지금에 난 어떤 자리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저에게 법원은 아직도 선망의 대상처럼 남아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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