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직 공무원은 어디까지 승진할 수 있을까?(+현실, 하는일)

인터넷을 보다보니 농업직 공무원에 대해서 좀 잘못된 정보가 많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농업직이 하는 일과 승진, 현실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본 포스팅은 7급 농업직으로 일하고 있는 동생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작성된 것으로 본 포스팅 1회독으로 농업직에 대한 현실을 모두 알아가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농업직 공무원이 하는 일

농업직 직렬은 아마 처음 들어보는 사람도 있고 아예 모르는 사람도 있을겁니다. 그래서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분들도 어떤 업무를 하는지 모르고 시험을 치루는 경우가 상당하죠.

그런데 1970년대까지만 해도 농업직 공무원이 행정직 공무원보다 정원이 많았다는 사실 아시나요? 그만큼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에서는 농업직렬의 역할이 컸었고, 현재도 기술직렬 중에서는 농림부(중앙부처)와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센터(지자체)라는 가장 큰 조직을 유지하며 많은 농업직 관련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농림부 농업직렬의 업무

농림부 소속 공무원은 주로 국가 전반적인 농업정책을 기획·계획하고 실행하는 업무를 맡습니다. 여기서 기획이나 계획은 주로 5급 이상 주무관이 수립하며, 6~9급 주무관은 기획·계획 수립에 필요한 자료를 취합하여 서포트를 하거나 실행중인 사업에 대한 관리, 인허가 업무, 민원업무, 교육업무 등을 맡아서 처리합니다.

대부분의 사업이나 인허가가 지자체(농업기술센터)를 경유해서 진행되기 때문에 외부 민원은 거의 없는 반면, 국가 농업 전반을 총괄해야하는 기획과 계획의 역할에서는 업무량이 상당합니다. 새로운 기획·계획을 수립하면 그 사업의 추진은 지자체에서 해야하기 때문에 주된 민원은 관련 지식이 많은 지자체 공무원입니다. 이들의 날선 비평을 줄이고 계획한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기 위해서는 완벽한 기획·계획의 수립이 요구되므로 기획과 계획을 수립하는 담당자는 업무량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지자체 농업직렬의 업무

대외적으로 지자체 농업직렬은 지역 특성에 맞는 농업 발전 기획·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업무를 맡는다고 기술합니다. 여기서 기획이나 계획은 주무부서의 6급 팀장이나 7급 주무관이 수립하며, 8~9급 주무관은 이를 서포트합니다.

하지만 이런 주무부서 외에는 주로 보조금 지원과 농업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데 거의 대부분의 농업직 업무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농·축산 인구에 지원하는 예산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즉, 중앙부처와 지자체에서 만든 농업관련 사업을 지자체 농업직렬이 수행하게 됩니다. 농가 비닐하우스 지원 보조사업, 비료지원사업, 직불금접수·지급 등 농가에게 직접적으로 지원해주는 수헤적 사업을 주로 하기에 업무는 많으나 민원은 많지 않습니다.

농업직렬의 조직 구성

공공기관이든 기업이든 승진에 대해 알고싶으면 조직 구성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농업직 공무원이 소속되어 있는 공무원 공무원 조직은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지자체로 나뉘어져 있기에 나누어서 설명하겠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농림부는 농업직, 농촌지도사, 축산직, 수산직, 행정직 등 다양한 직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중 농업직렬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주요 보직과 자리는 농업직이 맡고 있고, 그 외 직렬은 관련 부서에서 해당업무를 전문적으로 맡아서 처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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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의 조직도

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은 농촌의 발전과 유지를 위해 다양한 연구와 농업인을 교육하는 기구라 그 특성에 맞게 연구직과 지도직 공무원 수가 훨씬 많습니다. 여기서 연구직은 보통 특채나 임기제로 고용되며, 지도직은 공채로 임용된 농촌지도사가 주로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농업직렬은 여기서 이들과 함께 연구하거나 지원하는 업무를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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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의 조직도

지자체

지자체 농업기술센터도 그 규모가 상당하며 농림부와 같은 공무원 구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강원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의 조직도를 예시로 가져왔는데요. 여기서 팀장급은 5급 사무관이며, 과장급은 4급 서기관, 국장급은 3급 부이사관, 원장은 2급 이사관 또는 3급 부이사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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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조직도

9급 농업직렬의 승진

농림부

국가직 농업직 공무원의 경우 5급, 7급, 9급 공채가 각각 있어서 9급 출신이 5급 사무관까지 승진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으며 통상적으로 6급에서 퇴직하게됩니다. 다른 중앙부처와 마찬가지로 농림부도 행시출신이 주인공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7급 출신은 그래도 4~5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문이 열려져 있으므로 중앙부처에서 승진을 생각하신다면 7급을 준비하시는 것이 유리할 것입니다.

지자체

승진을 생각하신다면 차라리 지방직 농업직렬로 들어오시는 것이 훨씬 수월합니다. 지방직은 5급, 7급 공채가 없기 때문에 승진도 훨씬 빠르며, 본인의 노력에 따라 9급으로 시작해서 농업기술센터장(또는 농업기술원장)까지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강원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의 경우 원장직이 2급이니 노려볼만하겠죠?

본 포스팅을 준비하며 인터뷰 한 동생은 2018년도에 9급으로 임용돼서 2023년도에 7급으로 승진했습니다. 정말 빠르죠? 이러한 이유로 9급 농업직을 준비하신다면 국가직 보다는 지방직이 훨씬 비전 있다고 생각하며, 군단위 보다는 시단위로, 시단위 보다는 광역시·도가 조직이 훨씬 크기때문에 승진의 기회도 훨씬 많음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농업직렬은 소수직렬이 아니다

이처럼 농업직은 공무원 사회에서 아주 큰 조직을 이루고 있으며, 그 규모는 행적직 다음으로 큽니다.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하는 것도 다른 기술직렬에는 없는 자체조직이 있어서 그 기회가 훨씬 많습니다. 이런 직렬이 과연 소수직렬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많은 젊은분들이 ‘농업’에 대해 경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농업’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기반사업 중 하나이며, 기후변화와 전쟁 등으로 식량안보가 강화되는 세계적 흐름에 따라 농업직은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봅니다.

농업 관련 전공자만 일할 수 있나?

인터뷰 한 동생은 자동차 도장을 전공했습니다. 애초에 행정직 시험을 준비하다가 못붙어서 농업직으로 합격해서 들어온 케이스인데요. 농업에 대한 주요 업무를 수행하며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즉, 농업직에게 농업에 대한 엄청난 지식을 필요로 하진 않습니다. 농업 지식을 활용하는 것과 농업행정은 아예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농촌진흥청이라는 조직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구요.

즉, 농업직 공무원에게 요구하는 것은 ‘농업을 지원하고 농촌의 소득증진과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행정적인 업무능력’입니다. 농업에 대한 전문지식은 공무원이 되고나서 경험이 쌓이며 함께 늘어가니 수험생이신 분들은 자신이 비전공자라고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농업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

자료를 조사하다 보니 블라인드나 카페에서 농업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대해서 비관적인 내용이 있어서 함께 설명하겠습니다.

외부의 인식

사실 업무를 하면서 내가 농업직인지 행정직인지를 물어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농림부 소속공무원이면 농림부 공무원이고, OO시청 공무원이면 OO시청 공무원인 것이지 거기서 당신이 행정직이냐 농업직이냐까지 구체적으로 따지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그냥 단순하게 생각해봐도 그렇지 않나요? 관공서에 일 보러 가서 공무원에게 무슨직렬이냐고 물어보는게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겠죠. 어쩌다 한 번 있을 일은 너무 크게 부풀려서 특정직렬 전반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므로 거르시면 되겠습니다.

내부의 인식

공무원 사회에서 주류는 행정직이 맞지만 행정직 공무원이 농업직 공무원을 무시한다는 주장을 하는 글도 있더군요. 그건 아마 그 글쓴이의 자격지심이 크거나 업무적으로 트러블을 겪어서 그렇게 느꼈을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공무원 조직은 서로 적을 두지 않고 두루두루 알고 지내려는 경향이 크고, 특히 행정직은 전부서를 순환하며 보직을 갖기 때문에 특정 직렬을 무시하거나 경시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그럴수도 있지만 이를 행정직 모두에게 일반화 하기에는 다소 오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

인터넷 커뮤니티에 돌아다니는 어그로성 글들은 무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익명성에 기대어 과장되거나 거짓된 글을 작성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유튜브도 마찬가지구요. 이러한 어뷰징성 컨텐츠는 앞으로도 점점 더 많아질 것입니다. 조회수에 따라 수익이 발생하는 플랫폼 기반 하에서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이러한 잘못된 정보들이 수험준비에 생각보다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험생활을 하다보면 불안한 마음이 생기고 외롭고 힘들어지기 때문에 지속적인 멘탈관리가 필요한데요. 저런 잘못된 글 하나 읽고 마음이 쓰여서 또 다른 글들 찾아보고…이러다 보면 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날려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수험생활을 하다보면 외롭고 힘든 마음에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지만 거를 건 거르고 너무 빠지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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