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행정학과 후배님들의 고민상담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데 거의 대부분이 취업진로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취업과 관련하여 어떤 고민들이 있었을까요? 오늘은 이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행정학과 취업 루트에 대해 알아보는 포스팅을 준비했습니다.
목차
좁은 행정학과 취업의 폭
행정학과를 나온 취업준비생들은 주로 공무원, 공사·공단 등 공공부분에서의 취업을 목표로 하게 되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좁은 취업의 폭을 의미합니다. 공무원 시험의 경쟁률은 매우 높고 공사·공단 등의 채용도 한정적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민간 기업에서는 행정학 전공자가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행정학은 주로 공공부분과 관련된 지식과 기술을 다루기에 민간 기업에서 요구하는 경영, 마케팅, 금융 등 실무적이고 상업적인 분야와는 차이가 있기도 하고, 민간 기업은 실질적인 업무능력과 관련된 자격·경험·기술을 중시하지만 행정학과 졸업생들은 이러한 요구에 부합하는 스킬셋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한 몫 하죠.
무엇보다 대부분의 민간 기업에서는 행정학 전공자가 공공부분에 더 적합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어 채용을 기피한다는 것이 취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행정학과에서 배우는 이론과 지식은 공공정책, 행정절차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민간기업의 다양한 직무와 상황에 바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루트1. 공무원 시험
일부 대학교 행정학과에서는 매년 공무원 합격자 수를 현수막으로 내걸 정도로 공무원 시험에 특화되어 있는 학과 중 하나가 바로 행정학과입니다. 괜찮은 민간기업에 취업하는게 쉽지 않다보니 대다수의 행정학과 학생들은 전공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취업 루트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학과 전체에 수험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는 곳도 꾀나 있습니다. 전공과목으로 행정학과 행정법을 배우니 나머지 국어, 영어, 한국사만 재학기간 준비해서 공무원 시험을 치루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무원 시험을 기본으로 깔고 간다고 생각하시면 편하겠습니다.
루트2. 공사 공단
공무원으로 만족할 수 없는 학우들 중에 학점이 좋은 사람은 공사·공단 채용시험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어느 공사·공단이든 일반행정업무 직렬이 있기 때문에 채용공고가 나는 곳에 지원을 할 수는 있는데, 공기업마다 시험과목이나 면접의 방식 등 채용절차가 다르고, 채용규모도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곳을 다양하게 지원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공사·공단의 경우 일반기업과 함께 병행해서 준비해야 경쟁력이 있는데, 문제는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행정학과를 나와서 민간기업에 취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엔 공무원시험과 함께 공기업 채용시험 준비를 병행하다가 공무원 시험만 준비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루트3. 행정사 시험
종종 행정사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행정사자격증은 실제로 그렇게 좋은 자격증은 아니기 때문에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행정사 자격증을 가지고 취업하기도 쉽지 않고, 또 개업을 해도 수익이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행정사자격증과 관련해서는 아래의 포스팅을 참고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행정사 전망에 대한 모든 정보(+현실) | 직업에 미치다
루트4. 공공기관 공무직 시험
공무원, 공기업, 행정사 시험 모두 합격은 어려울 것 같지만 그래도 공공기관에서 일하고 싶은 행정학과 학우들이 선택하는 차선책이 바로 공공기관 공무직 시험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서류전형과 면접시험만으로 합격할 수 있기 때문에 채용시험 준비에 있어 부담이 없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공공기관 공무직 직원의 경우 낮은 업무강도에 정년이 보장되고 호봉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이 선택합니다. 공공기관 공무직과 관련해서는 아래의 포스팅을 참고해보시길 바랍니다.
루트5. 지역인재 7급 수습공무원 공채
대학교 졸업예정자나 졸업한지 3년을 초과하지 않은 학우들 중에 학점관리를 잘 한 친구들은 지역인재 7급 수습공무원 공채를 통해 비교적 쉽게 중앙부처 공무원이 되는 방법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일반 7급 공채 대비 낮은 경쟁률과 2차시험 면제 혜택이 있어 대학시절 방향만 잘 잡으면 쉽게 중앙부처 7급 공무원이 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애초에 공무원이 될 생각으로 행정학과에 들어온 분이라면 지역인재 7급 수습 공무원 공채를 목표로 대학생활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역인재 7급 수습공무원 공채만 준비하기에는 채용규모가 상당히 작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7급 공채와 함께 준비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행정학과 취업 현실은?
행정학과 학문의 특성상 민간기업 취직에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 반면, 공무원시험이나 공기업 취직에 있어서는 큰 메리트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서울 상위권 대학교를 나온 핵정학과 학생들 중 상당수가 노량진에서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9급 공무원 시험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9급 공무원 공채시험도 만만찮아서 2~3년 이상 장수를 해도 합격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직업 선택의 폭이 넓지 않기 때문에 진짜 행정학이라는 학문을 배우기 위함이 아니라면 진로를 선택함에 있어서 추천을 드리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공무원이 될거라면 대학생활을 하지 않고 빠르게 7~9급 시험을 준비해서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공직에 임용되는 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공무원이 되고 나서도 학업을 위해 휴직을 낼 수도 있으니 이러한 제도를 활용해서 학사를 취득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