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투잡 부업은 어디까지 가능할까?(+현실 후기)

최근 N잡러 열풍이 불면서 공무원 사회에서도 부업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많아졌는데요. 특히 10년차 이하, 가정이 있는 공무원의 경우 낮은 급여로 인해 재산증식을 위한 부업의 필요성을 더욱 크게 느낍니다. 근데 공무원 신분으로 부업을 하기란 정말 어렵다는거 아시나요? 오늘은 공무원 투잡에 대한 현실적인 내용을 포스팅해보겠습니다.

공무원들은 왜 부업을 생각하나?

사실 제가 서두에서 10년차 이하 공무원이라고 표기를 해뒀지만 공무원 10년차가 돼도 가난한건 마찬가지입니다. 세금 떼고 연금 뗀 실수령액은 어디 밖에다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니까요. 그나마 명절수당, 정근수당, 성과상여금으로 심폐소생술 하는 정도입니다.

오래전부터 “공무원 월급은 딱 굶어죽지 않은 정도로 맞춰서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공무원 급여는 짜기로 유명합니다. 그래도 예전엔 그냥저냥 살만했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 저금리 기조 유지로 인한 역대급 인플레이션이 찾아오면서 공무원 급여에 대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고통분담을 이유로 공무원 급여를 인상하지 않고 시간이 흐르자 그 격차가 너무 커진 것입니다.

불과 5년전만 해도 이마트에서 장보기를 하면 10만원에 풍족할 수 있었던 것이 지금 17~20만원이 훌쩍 넘어버리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요. 5년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월급 수준인 젊은 신규공무원은 생활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최근 공무원 급여 관련 이슈가 많아진 것은 이러한 배경이 주요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어렵게 공부해서 합격한 공무원을 그만두기에는 어렵기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부업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겠죠.

공무원 투잡 가능한가?

공무원의 영리업무 및 겸직금지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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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무원법 제64조 제1항에 따르면 공무원은 공무 이외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게끔 못을 박아두고 있습니다. 여기서 영리업무는 계속적으로 재산상의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뜻하는데, 그냥 거의 웬만한 수익창출행위 전부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시면 편합니다. 겸직허가 없이 수익창출행위가 적발되면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라 징계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겸직허가를 받으면 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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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6조를 보면 겸직허가를 득해서 공무 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두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부업을 하고 있는 공무원은 거의 없습니다. 이걸 받는 순간 좁은 공무원 조직 내 소문이 다 퍼지고, 정기적인 감사의 대상이 되고, 행정감시기구인 의회(국회, 기초의회)의 표적이 되기 때문입니다. 즉, 겸직허가를 받는 순간 자신의 모든 겸직행위(수익 포함)가 대국민 공개 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겸직허가를 받아야 하는 부업의 범위는?

공무원 투잡, 즉 겸직행위는 거의 불가능이라고 보시면 될정도로 제한이 상당한데요. 퇴근 후 누구나 소소하게 할 수 있는 부업의 대명사인 배민라이더나 대리운전 조차도 불가능합니다. 예전엔 대리운전을 몰래 하는 공무원도 있었지만, 이제는 대리운전도 4대보험을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직업이 되어 몰래하는게 불가능해졌습니다. 겸직허가를 받으면 가능할까요? 공무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겸직허가 신청을 해도 반려됩니다.

그렇다면 4대보험 가입이 필요 없는 부업의 경우엔 겸직허가 없이도 가능할 수 있을까요? 아래와 같이 거의 대부분 ‘영리행위’나 ‘겸직행위’ 둘 중 하나에 걸려 불가능합니다. 인터넷 자료검색을 하다보니 겸직허가 없이 수익창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그렇지 않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블로그·유튜브 등 운영

공무원이 개인적인 취미활동으로 블로그나 개인방송 활동을 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블로그를 통해 광고수익 등이 발생하게 되면 영리업무 금지의무에 저촉되게 됩니다. 최초 수익이 발생한 시점에 겸직허가를 받아야 문제가 없으며, 이를 어길 시 나중에 징계를 받을 수 있습니다.

크몽 등 플랫폼 활용

크몽 등 플랫폼을 통해 개인의 능력(일러스트, 코딩, 웹디자인 등)을 활용하여 수익창출행위를 하는것도 영리업무 금지의무에 저촉되므로 할 수 없습니다. 여기엔 책(PDF 포함)을 출판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창작활동

미술작품, 음원제작 등 창작활동을 하는 것 까지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를 판매하여 수익을 얻는 것은 ‘영리행위’로 보아 겸직허가를 득해야 합니다.

강의활동

1회성 강의활동은 겸직허가 없이 가능하나 이 행위가 반복되면 겸직금지의무에 저촉되므로 불가합니다. 그나마 강의활동은 겸직허가를 받아도 눈치가 그리 보이지 않습니다. 자신이 강의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겸직허가를 득하고 활동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겸직허가 없이 가능한 공무원 투잡은?

그렇다면 공무원 투잡 중 겸직허가 없이 할 수 있는 적법한 부업은 무엇이 있을까요? 정식적으로 공무원이 할 수 있는 부업은 아래와 같은 투자행위 외에는 없습니다. 이마저도 진짜 실력 있는 소수만 돈을 벌고 대부분은 번 돈을 까먹고 끝납니다. 즉, 부업으로 의미가 없으니 참고만 하시면 되겠습니다.

부동산 임대업

토지나 건물(원룸 등) 임대업은 겸직허가 없이 가능합니다. 짬밥좀 많이 찬 공무원이나 금수저 공무원이 많이 하고 있는 재테크방법입니다. 하지만 자본력이 없는 대부분의 공무원이 하기에는 진입장벽이 높아서 보통의 부업으로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주식·코인·부동산 투자

정말 많은 공무원들이 주식, 코인, 부동산에 투자하는데요. 잘된 사람을 거의 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소액으로 경험 삼아 해보는 건 추천하지만 전재산을 걸고 투자하는 것은 인생을 망치는 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공무원은 대출이 잘 나오기 때문에 대출을 땡겨 투자하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 망합니다. 자신이 0.1%에 들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시길 바랍니다.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지 않나

많은 공무원들이 비상식적인 급여체계로 인해 본업인 공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주식·코인에 투자하거나 타인의 명의를 빌려 N잡러가 되는 방법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이게 과연 바랍직한 현상일까요?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공무원 급여인상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이와 덧붙여 시대적 흐름에 따라 블로그나 유튜브 등 활동에 대해서는 공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겸직허가 없이 활동할 수 있게끔 포용하는 정책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의미 있는 수익을 얻기가 어려운 현실임을 감안하면 일반 공무원에게 너무나도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공무원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블로그에서 몇 천원의 광고수익이 났다고 징계하는 건 비례원칙에 크게 위반하는 처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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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덕한 공무원 투잡 실태에 대한 관련 보도(출처:YTN)

물론 부도덕한 행동으로 공무원의 품위를 훼손하는 공직자도 발생할 수 있지만 이는 극히 소수의 사례로 모든 공무원에게 일반화 시키기에는 다소 억지가 있습니다. 경직된 공직사회가 보다 창의적이고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조직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규제에 대한 완화부터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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